유엔, 호르무즈 무력 개방 연기...기름값 더 오르나

유엔, 호르무즈 무력 개방 연기...기름값 더 오르나

안보리 결의 지연…이란 전쟁 장기화 가능성
전쟁 끝나도 3~5주 ‘공백’…재고 관리가 변수
이재명 “시장 혼란 확산 없도록 만전 기해달라”

기사승인 2026-04-04 18:30:57 업데이트 2026-04-04 19:57:24
호르무즈 해협에 떠 있는 유조선. 사진=AP·연합뉴스

기름값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중동 원유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당분간 정상화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공급망 충격을 줄이기 위해 통관 단축과 규제 완화 등 총력 대응에 나섰다.

4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대응 결의안 표결을 다음 주로 연기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무력 개입 여부를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채택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해당 결의안에는 해협 통행을 방해할 경우 ‘필요한 모든 방어 수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 의견을 반영해 ‘강제 집행’ 문구를 삭제하는 등 수위가 일부 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해협이 단기간에 정상화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정보당국은 이란이 당분간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협 통제권이 전쟁 국면에서 사실상 가장 강력한 이란의 협상 카드이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약 20~30%가 지나는 핵심 통로다. 중동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해협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가격과 물가 전반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정부는 이미 대응 수위를 끌어올렸다. 지난 1일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다. 또 공급망 병목 해소를 위한 긴급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정부 대책의 핵심은 수입·생산·유통 전 단계에서의 속도 개선이다. 에너지·원료 수입 물품에 대해 입항 전 통관을 완료해 도착 즉시 국내 반입이 가능하게 했다. 화학물질은 유해성 시험자료 대신 시험계획서로 대체해 수입 절차를 단축했다.

생산과 유통 단계에서도 규제를 완화했다. 종량제 봉투는 품질검수 기간을 10일에서 1일 이내로 단축했다. 식품 포장재는 스티커 표시를 허용해 대체 공급을 가능하게 했다. 의약품 역시 원료 변경 시 심사 절차를 간소화했다.

다만 이런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외 변수에 따라 시장은 더욱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앞으로 2~3주 내 강력한 타격”을 언급하며 전쟁을 이어갈 뜻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공급이 즉시 정상화되지는 않는다. 중동에서 출발한 원유가 국내에 도착하기까지 약 2~3주, 정제와 유통까지 포함하면 3~5주가 소요된다. 이로 인해 공급 공백이 일정 기간 시차를 두고 반영될 수 있다.

현재 원유 위기경보 ‘경계’ 단계는 수송 차질과 함께 민간 재고가 일주일 평균 대비 20% 이상 감소할 경우 발령된다. 한 단계 위인 ‘심각’은 수송로 전면 봉쇄와 재고 50% 이상 감소 등 전반적인 공급 차질이 발생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정부는 수급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일 제3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시장 내에 불필요한 혼란과 불안이 확산되지 않도록 정부는 주요 품목의 수급 상황과 대응 조치 등을 국민들께 투명하게 알리는 데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4일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38.6원으로 전날보다 6.8원 올랐다. 경유 가격은 6.3원 상승한 1929.4원을 기록했다. 전쟁 전인 2월 27일과 비교하면 휘발유는 약 246원, 경유는 333원가량 상승한 수준이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김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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